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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위기 대응, 생물다양성 보전 ‘최전선’ [연중기획 - 지구의 미래]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0-10-20 10:49:00
  • 조회115
 
“예전에는 저희가 생물계절변화 양상을 확인하기 위해 사람이 직접 찾아가 때마다 관측하거나 사진을 찍어야 했지만, 지금은 상층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서 수집한 그림값 변화를 분석해서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계절변화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6일 방문한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국립생태원 정길상 기후생태연구실장은 기자와 만나 생태원 내 산림이 우거진 곰솔숲에 설치된 생태관측타워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생태관측타워는 높이 25m의 철탑 형태 구조물로, 산림 내부와 상부의 기후·환경과 생물계절변화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기후변화 문제가 점차 심화하면서 우리도 깨닫지 못한 사이 생태계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2013년 10월 출범해 설립 7주년을 맞은 생태원은 기후변화 연구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최전선에 서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연구 위한 장기 기초자료 수집

환경부와 생태원이 발간한 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 상승으로 인해 나뭇잎 개엽과 철새 도래, 조류 번식 시기 등이 빨라지고 있다. 또 올해 여름에는 매미나방이 과도하게 번식해 전국 산림을 뒤덮으면서 나무가 고사하고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발생했다. 생태원은 이 같은 변화 추이를 살피고, 향후 인간에게 미칠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충남 서천 내 곰솔숲에 설치된 생태관측타워.
생태원 생태관측타워는 연구에 활용되는 주요 시설 중 하나다. 2017년 설치된 이후 이듬해인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생태관측타워 상층에 설치된 고해상도 자동영상 촬영장치는 1시간당 1컷의 영상을 촬영해 무선통신을 이용해 사무실까지 바로 전송된다. 또 주변의 기온과 습도, 풍향, 풍속, 기압 등을 10분 주기로 측정한다. 이 두 가지 자료를 연계해 분석하면 꽃이 개화하는 시기, 단풍이 드는 시기 등 기온변화에 따른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타워 주변에는 기후변화 파악을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이 설치돼 있었다.

타워 양쪽 바닥 곳곳에서 컨테이너 박스 모양의 상자가 눈에 띄었다. ‘토양호흡측정장치’라고 불리는 이 상자는 말 그대로 땅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측정한다. 측정 결과 토양에서 CO₂ 저장량이 많게 나왔다면 그만큼 숲이 CO₂를 열심히 흡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숲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숲의 낙엽 생산량을 측정하기 위한 ‘낙엽수거장치’가 있다. 철새가 몇 월 며칠에 찾아왔는지 도래시기를 확인하기 위해 새소리를 녹음하는 ‘소리녹음 장치’와 우리나라 텃새인 박새와 곤줄박이의 산란시기를 확인하는 ‘인공새집’도 볼 수 있다.
생태관측 타워 옆에서 토양의 CO2 배출량을 측정하고 있는 토양호흡측정장치. 남혜정 기자
생태원이 운영 중인 생태관측소는 이곳 외에 추가로 3곳의 중점지소를 더 운영 중이다. 강원도 인제군의 자연림인 점봉산의 강원권 생태관측소와 전라남도 구례군의 전라권 생태관측소, 제주 한라산에 위치한 제주권 생태관측소다.

전국적으로 수집한 내용을 바탕으로 생태원은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장기적인 환경 및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기초적인 자료가 부족했던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생태계를 관찰하고 환경에 따른 변화현상을 연구하는 ‘국가장기생태연구’가 대표적이다.

연구 성과도 적지 않았다. 신갈나무 분포지역의 CO₂ 흡수와 배출 기능을 5년간 분석해 신갈나무가 분포한 산림지역에 연간 1㏊(헥타르)당 약 12.4t의 CO₂ 저감능력을 갖고 있음을 규명했다. 지난해에는 전라권 생태관측소에 인위적으로 강수량을 조절하는 강우통제시스템을 개발 및 특허 등록했고, 소나무와 잣나무 등 11종에 가뭄, 홍수 등 강우빈도가 식물 생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가뭄이 올 경우 식물 잎이 작고 두꺼워지며, 광합성 기능이 적게는 9%에서 많게는 36%까지 감소했다.

기온 상승으로 우리나라 백두대간 고산지역 침엽수림인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등이 집단 고사하고, 전체적으로 개체수가 감소하는 추세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상나무는 전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에만 분포하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으로 지정돼 있다.

생태원은 2100년까지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국내 생물종의 최대 10%가 멸종위기에 처하고, 극한 가뭄 현상의 증가로 내륙습지의 약 30%가 소멸, 외래종 확대로 내륙습지의 40%, 수생생태계의 20%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위험성을 예측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국제 멸종위기 동물(CITES) 보호시설 건립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내년 개원하는 국제적멸종위기종 보호시설

생태원은 생태계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야생 동식물 보호 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생태관측타워에서 에코리움을 지나 전기차로 약 5분 정도 이동하면 금구리못 인근에 내년 4월 건립을 앞두고 공사가 진행 중인 ‘국제적멸종위기종(CITES) 셸터’(보호시설)이 나타난다.

CITES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불법거래나 과도한 국제거래를 일정한 절차를 거쳐 규제함으로써 서식지에서 야생 동식물이 무작위로 채취, 포획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된 국제협약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가축전염병예방법’상 밀수 CITES 동물 처리 방법이 상이해 법률상 상충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가축전염병예방법 제33조1항에 따르면 밀수동물이 적발됐을 경우 해당 동물을 반송하거나 그러지 않을 경우 소각·매몰한다. 반송비용을 밀수업자가 부담해야 하므로 대부분 적발된 동물들은 반송되지 않고 소각되거나 매몰된다. 그러나 야생생물 보호법 제17조3항에 따르면 몰수된 국제적 멸종위기동물일 경우 반송하거나 보호시설로 이송해야 한다. 또 적발기관(관세청)과 보호기관(환경부·생태원), 검역기관으로 역할이 분산돼 있다 보니 기관별 소관 법령이 달라 CITES 동식물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 개선과 더불어 보호시설 건립이 추진된 것이다.

2017년부터 적발 기관과 검역기관, 보호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서 밀수동물을 처리하는 방안을 일원화했다. 이어 지난해 예산 60억원을 확보해 CITES 동물 법적보호시설 건립도 추진됐다. 현재 시설 규모는 약 2126㎡로 검역실과 사육실, 전시실로 구성된다. 검역과정에서 밀수 적발된 영장류, 파충류, 양서류와 더불어 국내에서 적발돼 몰수된 모든 CITES 동물이 보호시설 내 도입대상으로, 400∼1000마리 정도로 예상된다.

다만, 2015년 환경부의 불법보유 야생생물 자진신고 및 특별점검 결과 CITES 동물 접수 건수가 2549건에 달해 시설이 금방 포화할 우려가 있어 추가시설 확보가 필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실내동물원이나 동물체험형 카페 등이 문을 닫으면서 해당 시설에서 나오는 야생동물 수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태원은 설명했다.

내년에 충원될 전문 운영 인력이 4명에 그쳐 동물 수에 비해 인력이 부족해 추가 인력 확보를 추진 중이다.

생태원 김영준 동물연구관리실장은 “국민들에게 동물 필수의 폐해를 알리는 교육 공간으로 CITES 보호시설 내 전시실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며 “단순히 멸종위기동물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예쁘다는 이유로 키웠을 때 어떤 참담한 결과 불러오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근본적으로 밀수 수요 근절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세계일보 (http://www.segye.com/newsView/20201015528894?OutUrl=naver)
남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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